홍콩에서 무엇부터 먹을까, 딤섬·차찬텡·완탕면·로스트 구스 순서와 주문 요령
아침 차찬텡에서 시작해 점심 딤섬, 오후 완탕면, 저녁 로스트 구스, 밤의 디저트로 이어지는 하루 순서와 함께 합석, 찻값, 주문표 쓰는 법처럼 홍콩 식당에서 당황하기 쉬운 점을 정리했습니다.
하루를 다섯 끼로 나눠 생각합니다
홍콩의 노포는 대부분 한 그릇 양이 많지 않고 회전이 빠릅니다. 그래서 세 끼를 든든히 먹기보다 조금씩 다섯 번 먹는다고 생각하면 짧은 일정에도 종류를 고루 맛볼 수 있습니다. 아침은 차찬텡, 점심은 딤섬, 오후 간식으로 완탕면 한 그릇, 저녁은 로스트 구스나 뽀짜이판, 밤에는 달콤한 죽 한 그릇으로 닫는 순서가 무난합니다.
이 순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차찬텡의 세트 메뉴는 아침과 오후에 구성이 가장 좋고, 딤섬은 본래 아침부터 낮까지 차와 함께 먹는 음식이라 저녁에는 내지 않는 집이 많습니다. 반대로 구이 가게는 저녁이 되면 인기 부위가 먼저 떨어지기도 하니, 로스트 구스가 목적이라면 조금 이른 저녁에 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딤섬은 낮에, 주문표에 표시해서
딤섬 집은 크게 두 부류입니다. 팀호완 삼수이포점처럼 값이 싸고 줄을 서서 빨리 먹고 나오는 곳이 있고, 제이드 가든 스타하우스점이나 룩유 티하우스, 푹람문처럼 넓은 자리에서 차를 마시며 천천히 먹는 곳이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뒤쪽, 친구끼리 여러 집을 돌 계획이라면 앞쪽이 잘 맞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먼저 차 종류를 묻습니다. 보이차나 재스민차 가운데 고르면 되고 찻값은 사람 수대로 계산서에 붙습니다. 주문은 종이 주문표에 연필로 수량을 적어 건네는 방식이 흔하며, 영어가 함께 적힌 표를 달라고 하면 대부분 줍니다. 새우를 넣은 하가우와 돼지고기 시우마이, 차슈 번, 쌀 반죽에 속을 말아 간장을 뿌린 청펀 정도를 기본으로 시키고, 한 접시에 서너 개가 나오니 둘이서 네다섯 접시면 충분합니다. 주전자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두면 뜨거운 물을 채워 달라는 신호입니다. 처음 나오는 뜨거운 차로 그릇과 젓가락을 헹궈 큰 대접에 버리는 현지 손님이 많은데, 따라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실례가 아닙니다.
차찬텡의 속도에 당황하지 않기
차찬텡은 밀크티와 토스트, 마카로니 국물, 볶음면을 파는 홍콩식 분식집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어리 컴퍼니의 스크램블드에그 토스트, 란퐁유엔의 밀크티, 캄와 카페의 버터를 끼운 파인애플 번이 한국 여행자에게 가장 알려진 메뉴입니다. 해피밸리에서는 청힝 커피숍이 옛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게에서는 직원이 손가락으로 자리를 가리키면 그대로 앉고, 모르는 사람과 한 테이블을 쓰는 합석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주문은 앉자마자 받으니 줄을 서 있는 동안 벽의 세트 메뉴를 보고 정해 두세요. 찬 음료는 따뜻한 것보다 값이 조금 더 붙습니다. 계산은 테이블에 놓인 전표를 들고 나가며 입구 계산대에서 하고,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아 현금이 필요합니다. 무뚝뚝한 응대는 불친절이라기보다 이 업종의 빠른 호흡에 가깝습니다.
완탕면과 죽, 소고기 국수
홍콩의 완탕면은 양이 한국의 국수 반 그릇쯤이라 식사보다는 간식에 가깝습니다. 가늘고 꼬들꼬들한 달걀 면에 통새우가 든 완탕이 올라가며, 면에서 나는 특유의 알칼리 향이 낯설 수 있습니다. 조던의 막만키 누들, 센트럴의 침차이키, 코즈웨이베이의 호흥키가 대표 격이고, 삼수이포의 라우섬키 누들은 새우알을 뿌린 비빔면으로 유명합니다.
주문할 때는 국물이 있는 것과 비빔 가운데 하나, 고명은 완탕과 어묵, 소고기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식입니다. 테이블의 붉은 식초와 고추기름을 조금 넣으면 맛이 또렷해집니다. 소고기 국수를 좋아한다면 셩완의 카우키에서 맑은 국물 양지 국수와 카레 국수를 견주어 보세요. 일요일에는 쉬고 현금만 받는 집이라 날짜와 지갑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죽을 좋아한다면 완탕면 집 메뉴판 뒤쪽에 실린 생선이나 소고기 죽을 아침 대신 시켜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로스트 구스와 밤의 디저트
광둥식 구이는 거위와 차슈, 껍질이 바삭한 삼겹살 구이를 밥이나 국수 위에 올려 먹는 음식입니다. 혼자라면 얏록이나 조이힝에서 덮밥 한 그릇으로 맛볼 수 있고, 여럿이라면 캄스 로스트 구스나 융키에서 반 마리 단위로 시켜 나눠 먹는 편이 좋습니다. 다리 쪽 부위는 값이 더 붙고 일찍 떨어지며, 곁들여 나오는 새콤한 자두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날이 선선하다면 야우마테이의 힝키 뽀짜이판에서 뚝배기 밥을 먹는 저녁도 권할 만합니다.
식사 뒤에는 가이가이 디저트의 깨죽이나 쿵워 두부공장의 두부 푸딩, 타이청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로 마무리합니다. 계산서에 봉사료가 포함된 식당에서는 따로 팁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난 가게일수록 쉬는 요일과 브레이크 타임이 제각각이고 자리를 옮기는 일도 있으니, 가기 전날 지도 앱과 공식 안내에서 영업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