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조금 큰 섬 하나가 곧 나라인 도시 국가입니다. 인천에서 여섯 시간 남짓 날아가면 닿고,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문화가 한 도시에 섞여 있어 지하철로 몇 정거장만 가도 거리 풍경과 음식 냄새가 달라집니다. 치안이 좋고 영어가 통하며 길이 깨끗해 처음 해외 자유여행을 가는 사람이나 아이,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물가는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편이지만 호커센터라는 공영 푸드코트 덕분에 한 끼를 싸게 해결할 수 있어 예산을 조절하기 쉽습니다.
권역은 일곱으로 나누면 하루씩 묶기 편합니다. 마리나베이는 호텔 전망대와 슈퍼트리, 온실, 분수 쇼가 모인 싱가포르의 얼굴입니다. 시빅·클락키·리버사이드는 식민지 시대 건물을 고친 미술관과 강변 식당가가 이어지고, 차이나타운·탄종파가·텔록 아이어는 사원과 숍하우스, 이름난 호커센터가 걸어서 닿는 거리에 있습니다. 오차드·보타닉 가든은 쇼핑 거리와 세계유산 식물원이 중심이며 북쪽 만다이의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도 이 권역에 넣었습니다. 부기스·캄퐁글람·리틀인디아는 모스크와 힌두 사원, 벽화 골목이 색을 더하고, 센토사·하버프런트는 테마파크와 수족관, 해변이 있는 휴양 섬입니다. 카통·이스트코스트·창이는 파스텔색 페라나칸 주택과 해변 공원, 공항의 실내 폭포를 묶은 동쪽 권역입니다.
동행에 따라 무게를 다르게 두세요. 연인이라면 해 질 녘 전망대와 강변 크루즈, 루프톱 바를 잇는 저녁 일정이 잘 맞고, 친구끼리는 호커센터를 옮겨 다니며 치킨라이스와 락사, 사테를 맛보다가 하루는 칠리크랩에 예산을 몰아 쓰는 방식이 만족스럽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센토사에서 이틀, 만다이 동물원에서 하루를 잡아도 모자라지 않고, 부모님과는 냉방이 되는 온실과 미술관, 식물원 아침 산책처럼 걷는 양을 줄인 일정이 편합니다. 혼자라면 박물관과 오래된 코피티암, 숍하우스 골목을 천천히 도는 것만으로 하루가 찹니다.
이동은 MRT와 버스로 거의 해결됩니다. 해외 결제가 되는 비접촉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개찰구에 그대로 찍으면 되어 교통카드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되고, 창이공항에서 시내까지도 MRT로 한 시간 안팎입니다. 일행이 여럿이거나 밤늦은 시간에는 그랩 같은 호출 앱이 편합니다. 지하철 안에서는 음식과 음료를 먹을 수 없고, 껌 반입과 길거리 흡연, 무단횡단에 벌금이 붙으니 규칙을 미리 알아 두세요. 식당 계산서에는 봉사료와 세금이 따로 더해지는 곳이 많고 팁은 따로 주지 않아도 됩니다.
날씨는 일 년 내내 덥고 습하며 계절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다만 11월부터 1월까지는 북동 몬순으로 비가 길게 오는 날이 많고, 그 밖의 달에도 오후에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나가는 일이 흔합니다. 야외는 오전과 해 진 뒤에, 한낮과 비 오는 시간에는 실내를 넣는 식으로 짜면 무리가 없습니다. 쇼핑몰과 지하철은 냉방이 강하니 얇은 겉옷을 하나 챙기세요. 음식은 호커센터에서 자리를 먼저 잡고 주문하는 것이 기본이고, 다 먹은 쟁반은 반납대에 가져다 두어야 합니다. 카야 토스트와 달달한 코피로 아침을 시작해 보는 것도 싱가포르다운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