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홍콩은 인천에서 비행기로 네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으면서도, 바다와 산 사이 좁은 땅에 고층 건물과 재래시장, 사원과 해변이 겹겹이 들어차 있어 며칠만 머물러도 전혀 다른 장면을 여러 개 만나는 도시입니다. 빅토리아 하버를 사이에 두고 구룡반도와 홍콩섬이 마주 보고 있고, 두 쪽을 지하철과 페리가 몇 분 만에 이어 줍니다. 이 페이지는 처음 가는 한국 여행자가 많이 찾는 명소와 오래된 식당을 권역별로 묶어 하루 동선을 짜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권역은 다섯으로 나누었습니다. 침사추이·서구룡·조던은 하버 야경을 정면으로 보는 산책로와 대형 쇼핑몰, 새로 생긴 미술관과 박물관이 모인 구룡의 관문입니다. 몽콕·야우마테이·삼수이포는 야시장과 금붕어 시장, 꽃시장, 값싼 딤섬과 국숫집이 이어지는 서민적인 동네로, 조금 떨어진 웡타이신 사원과 난리안 가든도 여기에 묶었습니다. 센트럴·셩완·소호·빅토리아 피크는 금융가 빌딩 뒤로 언덕 골목과 에스컬레이터, 노포 식당이 숨어 있고 피크 트램이 산 위 전망대로 이어지는 홍콩섬의 중심입니다. 란타우섬의 디즈니랜드와 옹핑 케이블카, 타이오 마을은 센트럴에서 지하철로 다녀오는 근교 일정으로 이 권역에 함께 넣었습니다. 완차이·코즈웨이베이는 2층 트램이 지나는 생활 번화가이고, 홍콩섬 남부(오션파크·리펄스베이·스탠리)는 버스로 고개를 넘어가면 나오는 해변과 바닷가 마을입니다.
동행에 따라 무게를 다르게 두면 좋습니다. 연인이라면 해 질 녘의 피크와 스타페리, 침사추이 산책로를 중심에 놓고, 친구끼리라면 삼수이포와 센트럴의 국숫집, 구이집을 돌며 야시장으로 마무리하는 먹는 일정이 잘 맞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디즈니랜드와 오션파크에 하루씩 쓰고 나머지는 관람차와 트램처럼 타는 재미가 있는 것으로 채우세요. 부모님과는 넓은 식당에서 딤섬을 먹는 얌차와 사원, 스탠리 바닷가처럼 걷는 부담이 적은 곳이 편합니다. 혼자라면 차찬텡과 미술관, 삼수이포 골목을 천천히 걷는 일정을 권합니다.
이동은 옥토퍼스 카드 한 장으로 거의 해결됩니다. 지하철 MTR과 버스, 트램, 스타페리는 물론 편의점과 많은 식당에서 쓸 수 있고, 공항이나 역 창구에서 사서 충전하면 됩니다. 길 찾기는 구글 지도면 충분하며 MTR 공식 앱으로 환승과 요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공항 고속 전철이 가장 빠르고 공항버스가 더 쌉니다. 언덕과 계단, 육교가 많아 지도에서 가까워 보여도 실제로는 꽤 걷게 되니 편한 신발을 신으세요. 식당에서는 합석이 흔하고 찻값과 봉사료가 계산서에 더해지는 일이 많으며, 노포 가운데에는 현금만 받는 곳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최근 몇 해 사이 이름난 노포와 수상 식당이 여럿 문을 닫았으니 오래된 여행 책자에 실린 가게는 가기 전에 영업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절은 가을과 겨울이 가장 좋습니다. 10월 말부터 2월까지는 비가 거의 없고 하늘이 맑아 피크 전망과 하이킹, 케이블카를 즐기기에 알맞으며 한겨울에도 낮 기온이 영상 15도 안팎입니다. 봄에는 습도가 높고 안개가 자주 껴 전망대가 구름 속에 들어가는 날이 많습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무덥고 소나기와 태풍이 잦습니다. 태풍 경보 8호가 내려지면 페리와 버스, 케이블카가 멈추고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으니 여름 여행에는 실내 일정을 넉넉히 준비하고 하루쯤 여유를 두세요. 마카오는 페리나 다리를 건너는 버스로 한 시간 안팎이면 닿아 하루를 따로 내어 다녀오는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