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방콕은 금빛 사원 지붕과 유리 고층 빌딩, 운하 옆 판잣집과 초대형 쇼핑몰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도시입니다. 아침에는 왕궁에서 수백 년 된 벽화를 보고, 점심에는 길가 의자에 앉아 국수를 먹고, 오후에는 에어컨이 시원한 백화점에서 쉬다가 밤에는 수십 층 위 옥상에서 야경을 보는 식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여섯 시간 안팎이고 물가가 부담스럽지 않으며 음식이 입에 잘 맞아 첫 동남아 여행지로도, 여러 번 다시 찾는 곳으로도 사랑받습니다. 이 페이지는 한국 여행자가 많이 가는 장소와 오래 영업해 온 식당을 권역별로 묶어 하루 동선을 짜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권역은 여섯으로 나누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왕궁·올드타운·카오산은 왕궁과 왓 포, 왓 아룬이 모인 역사 지구로 방콕 여행의 첫날에 어울립니다. 차이나타운·딸랏너이는 네온 간판 아래 노점이 늘어서는 야오와랏과 벽화 골목이 있는 먹거리와 산책의 권역입니다. 시암·칫롬·빠뚜남은 대형 쇼핑몰과 수족관, 미술관이 고가 보행로로 이어진 도심 한복판입니다. 스쿰빗(아속·프롬퐁·통로)은 숙소와 식당, 카페, 루프톱 바가 전철 노선을 따라 줄지어 있고, 실롬·사톤·리버사이드는 고층 전망대와 강변 쇼핑몰, 디너 크루즈가 있는 야경의 중심입니다. 짜뚜짝·아리는 주말시장과 공원, 조용한 카페 골목이 이어지는 북쪽 권역입니다.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무게를 다르게 두세요. 연인이라면 해 질 녘 왓 아룬 전망 식당과 루프톱 바, 강변 야경을 중심에 놓고, 친구끼리라면 야시장과 주말시장, 길거리 음식으로 먹고 사는 시간을 늘리는 편이 즐겁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수족관과 쇼핑몰, 체험 박물관을 낮에 두고 야외는 아침과 저녁에만 넣으세요. 부모님과는 사원을 하루 한두 곳으로 줄이고 강 위에서 야경을 보는 유람선이나 호텔 애프터눈 티처럼 덜 걷는 일정을 권합니다. 혼자라면 딸랏너이와 아리의 골목 카페, 미술관을 천천히 도는 일정이 잘 맞습니다. 루프톱 바는 대부분 만 20세 이상만 받고 복장 규정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이동은 지상철 BTS와 지하철 MRT가 뼈대입니다. 두 노선은 운영사가 달라 표를 따로 사야 하지만 요즘은 해외 발행 비접촉 카드를 개찰구에 바로 대고 탈 수 있는 역이 늘었습니다. 올드타운과 카오산처럼 역에서 먼 곳은 그랩이나 볼트 같은 호출 앱을 쓰면 흥정 없이 요금이 정해집니다. 길에서 잡는 택시는 미터기를 켜 달라고 말하고, 퇴근 시간 스쿰빗과 실롬 도로는 심하게 막히니 그 시간에는 전철이 훨씬 빠릅니다. 차오프라야강을 오르내리는 수상 버스는 싸고 시원해서 왕궁과 강변을 잇는 좋은 수단입니다. 사원에서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이 필요하고 왕궁은 오후 3시 30분에 매표를 마감하니 오전에 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날씨는 세 계절로 나뉩니다. 11월부터 2월까지는 비가 적고 비교적 선선한 건기로 여행하기 가장 좋지만 숙소 값이 오릅니다. 3월부터 5월은 한낮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혹서기이고 4월 중순에는 온 도시가 물싸움을 벌이는 송끄란 축제가 열립니다. 6월부터 10월은 우기로, 하루 종일 오는 비보다 오후에 한두 시간 세차게 쏟아지는 소나기가 많아 실내 일정을 섞으면 충분히 다닐 수 있습니다. 음식은 맵고 시고 달고 짠 맛을 한 접시에 담는 것이 특징이라 주문할 때 덜 맵게 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 맞춰 줍니다. 노점과 작은 식당은 현금이나 현지 큐알 결제만 받는 곳이 많아 소액 지폐를 늘 챙겨 다니세요. 요금과 운영 시간은 수시로 바뀌므로 출발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